법인 대표 배우자와 이혼, 회사 자산은 ‘이혼재산분할’ 대상일까?

최근 개인 사업자가 법인으로 전환하거나 처음부터 스타트업 형태로 창업하는 사례가 늘면서, 이혼 소송 시 ‘법인 재산’을 둘러싼 분쟁이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배우자가 회사의 대표이사나 임원으로서 실질적인 운영권을 쥐고 있을 때, 상대방은 회사의 자산 규모를 보고 높은 수준의 재산분할을 기대하기 쉽다.

 

그러나 법적으로 접근했을 때, 배우자가 운영하는 법인의 부동산, 기계 설비, 매출채권, 지식재산권 등은 ‘이혼재산분할’의 직접적인 대상이 아니다. 법인은 대표이사 개인과는 별개의 법적 인격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회사의 자산을 무턱대고 분할해 달라고 청구하는 것은 법리적으로 받아들여지기 어렵다.

 

그렇다면 법인 운영 배우자와의 이혼 시, 회사 가치는 포기해야 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회사의 자산 자체가 아니라, 배우자가 보유한 ‘법인 주식’을 적극재산으로 특정하여 분할 대상에 포함시킬 수 있다. 법원은 통상적으로 ‘1주당 가치’를 평가한 후, 배우자의 보유 주식 수를 곱하여 현금으로 환산한 금액을 재산분할 대상에 산입한다.

 

관건은 이 ‘주식의 가치’를 어떻게 평가하느냐다. 상장주식은 시장 가격(시세)이 명확하지만, 비상장주식은 거래 내역이 드물어 객관적인 가치 산정이 매우 까다롭다. 실무에서는 법원이 지정한 전문 감정인이 기업의 재무상태표, 손익계산서, 순자산 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감정평가를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어떤 평가 기준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재산분할 액수는 천양지차로 달라진다. 필자가 수행했던 실제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준다.

 

당시 의뢰인의 배우자는 건실한 중소기업 A사의 대표였다. 재판 과정에서 상대방은 액면가인 500원을, 의뢰인은 실거래 추정가인 5,000원을 주장하며 1주당 가치에 대해 10배 넘는 시각차를 보였다. 법원 감정 절차를 거친 1차 결과는 1주당 700원이었다. 감정인이 A사 소유의 핵심 자산인 공장 부지와 건물을 실제 시세가 아닌, 회계 장부에 적힌 낮은 금액인 ‘장부가액’으로 평가했기 때문이다.

 

그대로 확정될 경우 의뢰인은 턱없이 부족한 재산분할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필자는 즉시 A사 소유 부동산에 대한 시가 감정을 별도로 신청했다. 이후 ‘장부가액’이 아닌 ‘감정평가액(시세)’을 반영하여 주식 가치를 다시 계산해 줄 것을 감정인에게 요청했다.

 

결과는 극적이었다. 부동산의 실제 가치가 반영되자 1주당 가치는 700원에서 4,500원으로 정정되었다. 전체 주식 가치로 환산하면 약 7억 원에서 45억 원으로 6배 이상 뛴 것이다. 덕분에 의뢰인은 당초 예상보다 훨씬 증액된 약 20억 원 이상의 재산분할금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 사건의 시사점은 명확하다. 장부가액 평가와 시가 평가 모두 세법상 합법적인 방식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소송 당사자가 적극적으로 자산의 실제 가치를 입증하고 시가 반영을 요구하지 않는다면, 감정인은 통상적인 장부가액 기준으로 평가를 마무리할 가능성이 높다. 감정인이 알아서 유리한 방식을 찾아주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처럼 법인 주식이 포함된 이혼재산분할은 단순한 법리 다툼을 넘어 회계적 분석과 치밀한 감정 전략이 필수적이다. 배우자가 법인을 운영 중이라면 초기 단계부터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숨겨진 가치를 찾아내고, 정당한 몫을 주장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청안 법률사무소 은지민 대표변호사
 

작성 2025.12.23 12:52 수정 2025.12.23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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