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의 비극을 담아낸 연극 ‘돔박아시, 고이래’가 4월 3일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서울 공연의 막을 올렸다. 상징적인 날짜에 맞춰 개막한 이번 작품은 시작부터 객석을 가득 채우며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공연이 진행되는 내내 극장 안에는 깊은 정적과 몰입이 이어졌고, 관객들은 인물의 감정선에 따라 자연스럽게 공감과 눈물을 보였다.
‘돔박아시, 고이래’는 4·3 사건으로 가족을 잃은 해녀 ‘고이래’의 삶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작품은 오래도록 묻혀 있던 기억이 한 사건을 계기로 다시 떠오르면서, 개인의 서사가 어떻게 시대의 역사와 맞닿아 있는지를 섬세하게 보여준다. 단순한 사건 재현을 넘어, 그 시대를 살아낸 사람들의 감정과 선택을 따라가는 구조가 인상적이다.
이번 공연은 프로덕션IDA의 근현대사 시리즈 중 하나로, 기존 작품에서 축적된 연출과 서사의 힘이 더욱 강화된 모습이다. 특히 실제 제주4·3 생존 희생자와 유가족의 증언을 토대로 극을 구성해 현실성과 진정성을 높였다. 이러한 구성은 관객이 단순히 이야기를 보는 것을 넘어, 그 기억을 함께 체험하도록 만든다.
무대 연출에서도 지역성과 사실성을 살리기 위한 노력이 돋보인다. 배우들은 제주어를 직접 익히고 현지를 답사하며 인물에 대한 이해를 깊게 쌓았다. 그 결과 해녀의 숨비소리와 제주어의 리듬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공연 내내 제주라는 공간의 감각이 생생하게 전달된다. ‘돔박아시, 고이래’가 가진 감정의 밀도는 이러한 디테일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주연을 맡은 황세원은 고이래라는 인물을 통해 상실과 기억, 그리고 삶의 지속성을 설득력 있게 표현했다. 윤일식과 송철호 역시 각기 다른 시선으로 사건을 바라보는 인물을 맡아 극의 균형을 잡아준다. 이들의 연기는 극 전반의 긴장과 흐름을 안정적으로 이끌며 완성도를 높인다.
공연 종료 후 이어진 커튼콜에서는 긴 박수와 함께 관객들의 깊은 공감이 확인됐다. 곳곳에서 눈물을 훔치는 모습이 이어졌고, 이는 ‘돔박아시, 고이래’가 단순한 공연을 넘어 감정적 체험으로 다가갔음을 보여준다. 역사적 사건을 현재의 감각으로 재해석한 이번 작품은 관객에게 긴 여운을 남긴다.
‘돔박아시, 고이래’는 4월 12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되며, 예매는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과 NOL티켓을 통해 가능하다. 작품은 기억을 잇는 예술의 역할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며, 역사와 개인의 서사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깊이 있게 전달하고 있다. 전석 4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