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은 어떻게 신앙을 만나는가 - 14. 사르트르의 자유는 왜 인간을 불안하게 만드는가

자유 이전에 정해진 인간은 없다

타인의 시선은 또 다른 감옥이 된다

실존주의와 신앙은 어디에서 갈라지는가

끝없이 갈라지는 길 앞에 선 인간은 자유를 얻었지만, 동시에 선택의 무게와 존재의 불안을 마주한다.

14. 사르트르의 자유는 왜 인간을 불안하게 만드는가

    -  신 없는 자유는 축복인가 형벌인가

 

 

 

사르트르의 가장 유명한 명제는 다음과 같다.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

 

칼이나 의자는 먼저 설계도가 있고 그에 따라 만들어진다. 그러나 인간은 다르다. 인간은 태어나면서 정해진 목적이나 본질을 가지고 오지 않는다.

 

먼저 존재하고,

그 이후 스스로 자신이 누구인지를 만들어 간다.

 

이 말은 인간의 위대함을 보여준다.

 

가난하게 태어났다고 해서 가난한 인생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며, 실패했다고 해서 실패자로 규정되지도 않는다.

 

인간은 언제나 새로운 선택을 통해 자신을 바꿀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이것은 무거운 선언이기도 하다.

 

누구도 내 삶을 대신 책임져 주지 않는다.

 

사르트르는 자유를 축복이라기보다 숙명에 가깝게 보았다.

 

우리는 매 순간 선택한다.

 

말할 것인가 침묵할 것인가.

도전할 것인가 포기할 것인가.

용서할 것인가 미워할 것인가.

 

선택하지 않는 것조차 하나의 선택이다.

 

그래서 그는 인간을 "자유를 선고받은 존재"라고 표현했다.

 

많은 사람은 자유를 원하지만 책임은 원하지 않는다.

 

그러나 사르트르에 따르면 자유와 책임은 분리될 수 없다.

 

자유가 클수록 책임도 커진다.

 

현대인이 느끼는 불안의 상당 부분은 사실 책임의 무게에서 비롯된다.

 

사르트르의 또 다른 유명한 표현은 다음과 같다.

 

"타인은 지옥이다."

 

그가 말한 지옥은 단순히 인간관계의 갈등이 아니다.

 

우리는 타인의 시선을 통해 끊임없이 자신을 평가한다.

 

SNS의 좋아요 수,

팔로워 숫자,

타인의 인정,

사회적 성공.

 

사람들은 자유로운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타인의 시선에 갇혀 살아간다.

 

사르트르는 인간이 자신의 자유를 포기하고 타인의 평가 속에 자신을 가두는 순간을 경계했다.

 

오늘날 스마트폰 화면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이 통찰은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사르트르는 무신론적 실존주의자였다.

 

그에게 세계는 궁극적 목적 없이 존재한다.

 

인간은 스스로 의미를 창조해야 한다.

 

반면 기독교 신앙은 인간이 우연한 존재가 아니라고 말한다.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되었으며 존재의 의미가 하나님 안에 있다고 본다.

 

여기서 두 관점의 결정적 차이가 나타난다.

 

사르트르는

 

"의미가 없으므로 인간이 의미를 만들어야 한다."

 

고 말한다.

 

반면 성경은

 

"하나님 안에서 이미 존재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고 말한다.

 

실존주의는 자유를 강조하지만,

신앙은 자유와 함께 관계를 강조한다.

 

자유로운 인간이 하나님과의 관계 안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역사상 가장 많은 선택지를 가진 세대다.

 

직업도 선택해야 하고,

관계도 선택해야 하며,

삶의 방식도 선택해야 한다.

 

그러나 선택지가 늘어날수록 만족감이 커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선택 피로와 정체성 혼란이 심해지고 있다.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정답은 무엇인가?"

 

이 질문들은 사르트르 시대보다 더 절실해졌다.

 

실존주의가 오늘날 다시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르트르는 인간의 자유를 누구보다 강하게 외쳤다.

 

그러나 그는 동시에 자유가 가져오는 불안도 정직하게 바라보았다.

 

신앙은 자유를 부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유를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로 본다.

 

다만 그 자유가 방향을 잃을 때 인간은 불안에 빠지고,

창조주와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존재 이유를 발견할 때 자유는 비로소 평안이 된다.

 

현대인의 가장 큰 문제는 자유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자유를 어디에 사용해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일지 모른다.

 

 

삶을 바꾸는 동화 신문 기자 kjh0788@naver.com
작성 2026.06.23 09:07 수정 2026.06.23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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